2편: OSI 각 계층의 탄생 이유와 핵심 개념

2026. 6. 24. 17:15Computer Science/네트워크

이 포스팅은 OSI 7계층의 각 계층을 아래와 같은 순서로 설명한다.

  • 탄생 이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들어졌는가
  • 핵심 개념: 이 계층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 누가 처리하는가: 하드웨어인지, 소프트웨어인지, 어떤 장비인지

숫자가 낮을수록 물리적이고 근본적인 계층, 높을수록 사용자에 가까운 계층이다.


L1 — 물리 계층 (Physical Layer)

탄생 이유

"0과 1을 어떻게 물리적으로 전달하지?"

 

컴퓨터는 0과 1만 안다. 근데 이걸 다른 컴퓨터에 보내려면 물리적인 신호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0은 전압 낮게, 1은 전압 높게" 같은 규칙을 정한 게 L1이다.

핵심 개념

비트(Bit) 전송: L1의 역할은 딱 하나다. 0과 1을 신호로 바꿔서 전달하는 것. 데이터의 의미는 전혀 모르고 그냥 신호를 전달할 뿐이다.

 

대역폭(Bandwidth):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가. 도로로 치면 차선 수다. 광케이블이 구리 케이블보다 대역폭이 넓어서 더 빠르다.

 

전송 매체: 신호가 이동하는 물리적인 수단이 여기 해당한다.

  • 유선과 무선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 유선  →  선 자체가 신호의 통로
    • 무선  →  공기가 신호의 통로, 신호를 쏘고 받을 장비(AP)가 필요
  • 신호 종류별로 보면
    • 전기 신호: 구리 케이블 (LAN 케이블)  →  "선을 타고 이동"
    • 전파 신호: 와이파이, 블루투스 →  "공기 중으로 이동, AP 장비 추가로 필요"
    • 빛 신호: 광케이블 (해저 케이블) →  "선을 타고 이동"
 

누가 처리하는가

  • PC 내 담당 주체:  네트워크 카드 (하드웨어)
    • L1은 순수 하드웨어의 영역이다. 소프트웨어가 개입하지 않는다.
    • 네트워크 카드가 알아서 신호로 바꾸고, 받은 신호를 다시 0과 1로 변환해준다.
  • 관련 통신 장비 (신호를 전달하는 물리적인 수단, 전송매체)
    • 유선: 케이블, 광케이블 
    • 무선: AP 
  • 하는 일
    • 패킷을 전기/전파/빛 신호로 변환해서 전송
    • 반대로 받은 신호는 0과 1로 변환

 

L2 — 데이터링크 계층 (Data Link Layer)

탄생 이유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정확히 어떤 기기한테 보내지?"

 

L1이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됐는데 문제가 생겼다.

같은 와이파이에 기기 10대가 연결되어 있으면 신호가 다 같이 퍼진다.

"이 신호가 나한테 온 건지 어떻게 알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L2가 만들어졌다.

핵심 개념

MAC 주소

IP   =  논리적 주소  →  소프트웨어가 이해하는 주소 ("어느 방향으로 갈지")
MAC  =  물리적 주소  →  하드웨어가 이해하는 주소 ("지금 바로 앞의 저 기기!")
  • 네트워크 카드에 제조사가 부여하는 고유 번호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며 AA:BB:CC:DD:EE:FF 형태로 생겼다. IP 주소와 달리 계층 구조가 없는 순수한 고유 번호라서,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만 쓰인다.
  • "IP 주소도 기기마다 고유한데, 왜 MAC이 따로 필요하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 이유는 IP와 MAC이 해결하는 문제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 실제로 신호를 전송하는 건 하드웨어(네트워크 카드)다. 네트워크 카드는 IP를 모른다. MAC 주소만 알아들을 수 있다. 그래서 IP로 방향을 결정하더라도, 실제로 신호를 쏘려면 반드시 MAC 주소가 필요하다. IP는 "어디로 갈지"를 알려주고, MAC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저 기기에게"를 알려주는 역할이다.

ARP(Address Resolution Protocol): "이 IP 주소를 가진 기기의 MAC 주소가 뭐지?"를 알아내는 프로토콜이다. IP는 알지만 MAC을 모를 때 네트워크에 브로드캐스트로 물어보는 방식이다.

 
프레임(Frame): L2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단위다. Ethernet 헤더(출발 MAC + 목적지 MAC)가 붙은 데이터 덩어리다.
 

누가 처리하는가

  • PC 내 담당 주체:  네트워크 카드(하드웨어) +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 L2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처리한다.
    • 네트워크 카드가 MAC 주소를 관리하고, 그 카드를 제어하는 드라이버(소프트웨어)가 프레임을 만들고 읽는다.
  • 관련 통신 장비:  스위치
    • 스위치는 MAC 주소만 보고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정확한 기기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L2 전용 장비다.
  • 하는 일: MAC 주소를 보고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정확한 기기로 프레임을 전달

 

L3 — 네트워크 계층 (Network Layer)

탄생 이유

"다른 네트워크에 있는 컴퓨터까지 어떻게 찾아가지?"

 

L2는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만 통한다.

근데 인터넷은 수백만 개의 네트워크가 연결된 거대한 망이다.

"서울에서 미국까지 어떻게 경로를 찾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L3가 만들어졌다.

핵심 개념

IP 주소: 네트워크 상에서 기기를 식별하는 주소다. MAC 주소와 달리 계층 구조가 있어서, 앞부분만 봐도 어느 네트워크 소속인지 알 수 있다.

 

패킷(Packet): L3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단위다. IP 헤더(출발 IP + 목적지 IP)가 붙은 데이터 덩어리다.

 

라우팅 테이블: 라우터가 경로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지도다. "이 IP 대역으로 가려면 저쪽 방향으로 보내라"는 규칙들이 담겨 있다.

 

TTL(Time To Live): 패킷이 라우터를 거칠 때마다 1씩 줄어드는 숫자다. 0이 되면 패킷이 버려진다. 경로를 못 찾아서 패킷이 네트워크를 영원히 떠돌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누가 처리하는가

  • PC 내 담당 주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 라우터 펌웨어 (소프트웨어)
    • 내 컴퓨터에서는 운영체제가 IP 헤더를 붙이고 관리한다. 
  • 관련 통신 장비:  라우터
    • 네트워크를 이동하는 동안에는 라우터가 IP 주소만 열어보고 다음 경로를 결정한다.
    • 라우터 안에도 이 판단을 내리는 소프트웨어(펌웨어)가 내장되어 있다.
  • 하는 일: IP 주소를 보고 "이 패킷을 어느 방향으로 보낼지" 결정 (라우팅)

L4 — 전송 계층 (Transport Layer)

탄생 이유

"데이터가 중간에 유실되거나 순서가 뒤바뀌면 어떡하지?"

 

L3까지 오니까 목적지까지 보낼 수는 있게 됐다.

 

근데 인터넷은 패킷이 서로 다른 경로로 가다 보니 도착 순서가 뒤바뀌거나 아예 유실되기도 한다.

또 한 컴퓨터에서 여러 프로그램이 동시에 통신할 때 "어느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보낼지"도 알아야 한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L4가 만들어졌다.

핵심 개념

포트(Port): 한 컴퓨터 안에서 어느 프로그램으로 보낼지 구분하는 번호다. IP가 "어느 컴퓨터인지"라면, 포트는 "그 컴퓨터 안의 어느 프로그램인지"다. 잘 알려진 포트 번호 80: HTTP, 443: HTTPS, 22: SSH, 3306: MySQL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신뢰성 있는 전송을 보장하는 프로토콜이다.

  • 3-way handshake로 연결을 먼저 확인하고 통신한다
  • 순서 번호로 패킷 순서를 보장한다
  • 유실된 패킷은 재전송 요청한다
  • 속도보다 정확성이 중요할 때 쓴다 (웹, 이메일, 파일 전송)

UDP(User Datagram Protocol): 신뢰성보다 속도를 택한 프로토콜이다.

  • 순서 보장, 재전송 없음. 그냥 보낸다
  • 정확성보다 속도가 중요할 때 쓴다 (영상통화, 게임, 스트리밍)

세그먼트(Segment): L4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단위다. TCP/UDP 헤더가 붙은 데이터 덩어리다.

누가 처리하는가

  • PC 내 담당 주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 관련 통신 장비:  별도 장비 없음. 내 컴퓨터와 상대 컴퓨터의 OS끼리 처리
  • 하는 일: TCP/UDP 헤더를 붙이고, 순서를 확인하고, PORT를 보고 어느 프로그램으로 보낼지 결정
  • L4는 완전히 운영체제의 영역이다. 중간 라우터는 L4를 열어보지 않는다. 내 컴퓨터의 OS와 상대방 컴퓨터의 OS가 직접 TCP로 대화하는 구조다. 그래서 "TCP 연결"이라는 건 두 컴퓨터의 운영체제 사이의 약속이다.

L5 — 세션 계층 (Session Layer)

탄생 이유

"연결을 어떻게 열고, 유지하고, 닫지?"

 

L4가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전달해줬다면, L5는 그 연결 자체를 관리하는 역할이다.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거나, 긴 파일 전송 중에 연결이 끊기면 처음부터가 아니라 끊긴 지점부터 이어받는 것이 여기 해당한다.

핵심 개념

세션(Session): 두 기기 사이의 연결이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로그인해서 로그아웃할 때까지가 하나의 세션이다.

누가 처리하는가

  • 담당 주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 단, 실무에서는 L5를 독립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L7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함께 처리된다. 개념으로만 알아두면 충분하다.

L6 — 표현 계층 (Presentation Layer)

탄생 이유

"데이터 형식이 서로 다르면 어떡하지?"

 

컴퓨터마다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암호화, 압축, 인코딩이 여기서 이루어진다.

핵심 개념

암호화/복호화: L6의 대표적인 역할이다. 보내기 전에 암호화하고, 받으면 복호화한다.

 

여기서 HTTP, HTTPS, TLS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면 좋다.

HTTP   =  L7 프로토콜 → 요청/응답 메시지 형식 약속
TLS    =  L6 프로토콜 → HTTP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약속
HTTPS  =  HTTP + TLS 조합 (별도 프로토콜이 아님)

주소창에 https://라고 쓰면 "HTTP 메시지를 TLS로 암호화해서 보내겠다"는 의미다.

HTTPS가 L6, L7 양쪽에서 언급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L7에서 HTTP 메시지를 만들고, L6에서 TLS가 그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구조다.

 

인코딩: 데이터를 표현하는 형식을 맞추는 것이다. JPEG, MP4, UTF-8 같은 것들이 여기 해당한다.

누가 처리하는가

  • 담당 주체:  애플리케이션 또는 라이브러리 (소프트웨어)
  • L5와 마찬가지로 실무에서 독립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TLS 암호화는 브라우저나 라이브러리가 알아서 처리해준다. L5, L6, L7이 모두 브라우저(애플리케이션) 안에서 함께 처리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셋을 묶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L7 — 응용 계층 (Application Layer)

탄생 이유

"사용자가 실제로 쓰는 서비스는 어떤 형식으로 통신하지?"

 

L1~L6이 모두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인프라"였다면, L7은 드디어 실제 서비스다.

브라우저가 서버에게 "이 페이지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형식, 이메일을 주고받는 형식 같은 것들을 정의한다.

핵심 개념

  • HTTP/HTTPS: 웹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프로토콜이다. 브라우저와 서버가 대화하는 언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 FTP: 파일을 전송할 때 쓰는 프로토콜이다.
  • SMTP/IMAP: 이메일을 보내고(SMTP) 받을 때(IMAP) 쓰는 프로토콜이다.
  • DNS(Domain Name System): claude.ai 같은 도메인을 IP 주소로 변환해주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읽기 쉬운 이름을 컴퓨터가 이해하는 IP로 바꿔준다.

누가 처리하는가

  • 담당 주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 관련 통신 장비:  없음. 출발지와 목적지 컴퓨터에서만 처리
    • L7은 중간 장비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내 브라우저와 상대방 서버만 이 내용을 열어볼 수 있다. 라우터는 L7 내용을 절대 보지 않는다.
  • 하는 일: 실제 서비스 로직 처리. 브라우저가 HTTP 요청을 만들고, 서버가 응답을 만든다

한눈에 정리

계층 탄생 이유 핵심 개념 PC 내 처리 주체 관련 통신 장비
L1 신호로 전달 비트, 전송 매체, 대역폭 네트워크 카드 (HW) 케이블, AP
L2 같은 망 기기 식별 MAC 주소, 프레임, 스위치 네트워크 카드 + 드라이버 스위치
L3 다른 망까지 경로 탐색 IP 주소, 패킷, 라우터 운영체제 + 라우터 펌웨어 라우터 
L4 신뢰성 + 프로그램 구분 포트, TCP, UDP, 세그먼트 운영체제 (SW) -
L5 연결 유지 관리 세션 애플리케이션 (실무에서 잘 안 씀) -
L6 데이터 형식 변환 암호화, 인코딩 애플리케이션 (실무에서 잘 안 씀) -
L7 실제 서비스 통신 HTTP, FTP, SMTP, DNS  애플리케이션 (SW) -

 

각 계층마다 담당 주체가 다르다는 걸 기억하면, 네트워크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계층에서 생긴 문제인지"를 좁혀나갈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7계층이 실제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어떻게 함께 동작하는지, 시나리오로 전체를 연결해본다.